흐르는 강물처럼 “이곳에 오기 위해선 한강을 건너야 해요. 그런데 전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아요. 전 나중에 직장을 다니게 되면 꼭 한강을 건너면서 다니고 싶어요. 물은 정말 풍요로워요. 어머니 품속과도 같아요. 이 물이 저렇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외래를 .. 이성훈 2019.09.28
화초를 가꾸는 마음 찬 바람에 뒹구는 낙엽과 함께 가냘프게 서있는 나무들을 보노라면 늦가을의 싸늘함을 더욱 깊이 느낀다. 거기에다 빽빽히 들어선 회백색의 아파트 속을 오고 가려면 우리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진다. 이럴 때에는 따뜻한 햇볕이, 싱그러운 푸르름이 이내 그리워진다. 아파트 문을 열고 .. 이성훈 2019.07.13
한밤의 울음 소리 "국물을 통 안 먹던 아이였는데, 요즘 국을 그렇게 찾아요. 알고보니 혼자 방에서 그렇게 많이 울었다고 하더군요. 요즘 방문을 닫아놓고 늘 울고 있어요. 왜 우느냐고 물어도 자기도 모르겠데요.” 딸의 문제 때문에 외래를 찾은 한 어머니의 호소이다. “요즘 사실 그렇게 슬픈 일이 있.. 이성훈 2019.05.30
기대가 허물어 질 때 "제가 이렇게 하면 아빠가 칭찬해 주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무말도 없으셨어요. 그 다음부터는 아빠에게 얘기하기도 싫어졌어요.” 우리는 이와 같이 우리의 기대가 허물어질 때,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화가 나고 답답하며 슬퍼진다. 미래를 예상하고 기대하는 일이 .. 이성훈 2019.05.26
나 대신 앓고 있는 사람 사람들은 사람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그 사람의 몇 가지 속성을 통해 평가하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어느 동네에 살며, 어떤 자가용을 타고 다니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다는 등의 몇 가지 사실들로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이러한 평가는 병을 앓는 데서도 비.. 이성훈 2019.05.02
마음과 신앙 우리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척 궁금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를 드러내기를 두려워한다. 정신과 진료를 하다보면 여러 사람들이 정신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을 본다. 그러나 막상 진료를 권하면 달갑지 않게 여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내 마음을 .. 이성훈 2019.04.29
봄철 우울증 대개 화사한 봄날이 되면 어둡고 굳어있던 마음이 풀리면서 괜히 들뜨기도 하고 명랑해진다. 푸르른 나무와 싱그럽게 피어난 꽃들을 보면 마음이 왠지 뿌듯해지며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겨울철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사람들도 꽃을 보기 시작하면서 마음.. 이성훈 2019.04.08
사춘기의 아이와 어머니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고 발육해 갈 때 그 어머니도 다시 태어나 성장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 아이와 같이 자고 깨고 놀며 같은 마음의 친구가 되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춘기 아이들의 문제도 아이만이 갖는 성장기의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아래 이야기는 아파.. 이성훈 2019.01.21
누구를 닮은 죄 아이가 태어나면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말들이 있다. 가장 큰 관심은 건강에 관한 것이다. 즉 어떤 외관상의 손상이나 불구가 없느냐는 뜻이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린 다음 조심스럽게 남자인가, 여자인가를 묻는다. 그 후 한숨을 돌린 다음 다시 묻는 말이 있는데 누구를 닮았느냐는 것이.. 이성훈 2019.01.11
버림받음의 담보물 매년 한 번씩 큰 태풍이 몰아친다. 바로 입시 태풍이다. 일단 태풍이 일기 시작하면 2,3개월이 지나 바람이 잠잠해져야 모두가 다시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게 된다. 그러나 그토록 무섭게 몰아친 바람의 흔적과 상처는 그리 쉽게 아물지 않는다. 득히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한 수험생들과 .. 이성훈 201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