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글모음/간증과 일상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했던 이야기

007 RAMBO 2013. 12. 10. 09:41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히 13:2)

 

 

십수년 전 어느 날, 제가 서울에 살 때였습니다.

교회 기도실에서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도중에
정신이 약간 이상한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이가
제게 수원으로 가는 길을 물었고
도와줘야겠다는 감동함이 생겼습니다.

광주사태 때 전도사였던 아버지의 등에 업혀서 길을 가는데
계엄군의 총에 맞아서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자신은 머리에 총상을 입어서 정신이 좀 이상하게 되었답니다.
이후 어머니가 재혼하셨는데 의붓아버지가 자기를 자꾸 구박해서
집을 나와서 목포 인근의 섬인 신안군에 있는
할머니댁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은 미성년자라 보호자가 없이는 혼자 배를 탈 수 없는데
충주에 가면 신안군까지 가는 패키지 관광 팀에 합류해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는 나중에 신학을 공부해서 주님의 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에
집에 남아있던 생활비 전부(약 5만원 정도)를 쥐어주고
버스터미널까지 함께 가서

버스를 태워 충주로 보냈습니다.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한 것과 같은 일을 했다고
하나님께서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였기에

제게 5만원은 큰 돈이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생활비가 없어서 한동안 경제적으로 어렵게 지내긴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은혜를 받았기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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