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컴퓨터와 조선족 형제

앞전에 '제 핸폰과 조선족 형제'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번에는 컴퓨터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에 15만원이 생겼습니다.

어디에 쓸까 하다가

컴터 음악이 다시 하고 싶어져서

장비를 구입하기로 하고

인터넷 컴터 음악 장비 중고매매 사이트에 갔습니다.

각각 2시간, 3시간 전에 오디오 인터페이스 7만원, 

49건 마스터 키보드 8만원 짜리가 올라와있었습니다.

합쳐서 정확하게 15만원 입니다.

각각 다른 사람이 파는 것인데

둘 다 같은 회사 제품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확실하다는 거죠.

문제는 컴터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컴터는 오래되고 낡아서

이걸로는 컴터음악 못합니다.

몇 시간 동안 씨름하다가

겨우 부팅되어서 사용하는 때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조선족 형제가 같이 지내고 싶다고 해서

형제네 집에 갔습니다.

제가 컴터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가 돈 벌어서 하나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컴터도

이 형제가 안 쓰던거 가져다 쓰는 건데,

이번에는 자기가 일해서 번 돈으로 사주겠다고 합니다.

며칠 일해서 번 돈으로

중고 컴터 좋은거 사주겠답니다.

참...

뜻하지 않게

감동의 도가니탕 속으로 빠져버렸습니다.

이 형제는 한달 정도 쓸 만큼만 벌고

그 이상은 안 법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일하지 않는 날에는

대부분 기도원에서 기도합니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

얼마 전에 월세가 절반인 곳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여기는 집이 낡아서 단열이 잘 안 되기에 겨울에 춥습니다.

보일러도 없고 온수 보일러도 없어서 엊그제 가니까

직접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있더군요.

이렇게 사는 형제인데,

제게 컴퓨터를 사주기 위해서

며칠 동안 일을 하겠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이라

말릴 수도 없었습니다.

이 형제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일을 안 합니다.

성탄절에 형제를 만나서 

인천공항에 볼일보러 갔다 오는 길에

형제네 집에 들려서 

형제가 갖고 있던 컴터를 가져왔습니다.

형제의 동생이 사용하던 건데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 좋은 것이고

윈도7 깔린 거라 이정도면 쓸만하다고 생각해서 가져왔습니다.

형제가 일해서 번 돈으로 컴터를 사준다는 것에 대해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그냥 이걸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사용하려고 하는데 

인터넷 접속이 안 되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더군요.

며칠 전에 비싼 돈 주고 수리했는데 말입니다.

하나님의 싸인임을 알았습니다.

그 컴터 사용하지 말고

형제가 일해서 번 돈으로 컴터 사라는 

하나님의 싸인임을 말입니다.

제가 컴터를 가져간 이후로

형제의 마음이 찜찜했답니다.

역시 기도 많이 하는 형제라

이 형제도 하나님의 싸인을 잘 받습니다.

성탄절 다음날 형제네 집으로 다시 컴터 가져다주면서

제가 사용하던 컴터 스피커를 갖다줬습니다.

4년 전에 10만원 주고 구입한 겁니다.

형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더군요.

평소 스마트폰 스피커로 찬양을 듣다가

우퍼 딸린 좋은 스피커로 찬양을 들으니

감동이 배가되지요.

제 나이가 이 형제보다 6살이 많고

제가 목사같다고 해서 

저를 형님이라고 부르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중국 지하교회 출신이고

중국에서 식당,사업을 했습니다.

잘 나갈 때는 한달에 2천만원을 벌었다고 하는데,

한국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업과 재산 다 정리하고

빈손으로 한국에 와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오염되고 타락한 세상에서

맑고 시원한 생명수와도 같은 형제입니다.

마음이 정말 순수하고 깨끗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습니다.

이 형제를 통해서

중국 지하 교회의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교회에는 턱없이 부족한

뭔가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형제를 무척이나 기뻐하시고

앞으로 이 형제를 크게 쓰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마윈을 능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