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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매여있는 일생

007 RAMBO 2020. 11. 4. 08:37

예전에 영성학교에 찾아왔던 중년남자가 생각이 난다.

이분은 평생 바쁘게 사업을 하다가 내려놓고 나서,

시간이 나서 전국에 이름이 있는 교회를 찾아다니며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분이 신앙을 가진 이력은 좀 특이했다.

젊을 때 길을 가다가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어

교회를 찾아갔었지만 신앙생활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십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도서관에 가서 우연히 천국과 지옥에 대한 책을 읽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신앙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지만 신앙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채로 교회를 다니다가,

올해 초 신년부흥회에 참석하여 크게 깨달음이 와서

결심을 다진 그 밤에 꿈을 꾸었는데,

어린아이가 거미줄에 칭칭 동여매어 매달려 있다가,

줄이 풀려 툭 떨어져서 자신에게 걸어오는데

그 몸이 상처투성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 앞에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돌려세워

나이가 얼마나 되었냐고 물으니 3살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꿈을 깨면서 해석이 자동적으로 되었는데,

그 어린아이가 바로 예수를 믿지 않고 지낸

30여년의 세월 동안 거미줄에 칭칭 매여

상처투성이인 채로 지낸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분의 꿈 얘기를 들으면서

우리네 인생이 바로 거미줄에

칭칭 동여매여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을 칭칭 동여매는

거미줄의 실체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여름 날 저녁 무렵이면 처마 끝에서

왕거미가 집을 짓는다.

하루의 식량을 준비 중이다.

한 시간이 넘게 걸려 다 짓고 나면

은밀한 곳에 숨어 먹잇감이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날이 어두워지면 집의 불빛을 찾아

날아오던 나비가 거미줄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순식간에 거미줄에 걸려

두려움에 사로잡혀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줄의 진동을 눈치 챈 거미가 쏜살같이 달려와

먹잇감을 칭칭 동여매기 시작한다.

잠시 후에 미라를 연상케 하는 먹잇감에

이빨을 꽂아 넣고 체액을 빨리 시작한다.

내일 아침이면 빈 껍질만 남은 나비 시체가

거미줄 한 켠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당신도 인생을 평안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인생이 무엇인지 맛보기나 했는가?

 

아마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진정한 자유함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필자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기도의 강을 건너서야

비로소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자유함이란 아무런 근심이나 걱정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평안하다.

 

인생의 의무나 책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 것도 억지로 해야 하거나 마지못해 하는 일이 없다.

 

자유함은 평안과 동의어이고

행복과 기쁨과 같은 종류의 말이다.

 

자유함이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마시며, 잠자고 싶으면 잠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쉬고 싶으면 쉰다.

 

필자가 지금 그런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고 무위도식하는 것은 아니다.

바쁘게 사역을 하고 생계를 위한 노동도 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기도하고 말씀을 읽는다.

 

그런데 그 같은 일이 의무감이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즐겁고 기뻐서 자유롭게 선택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아야 하기에,

부모가 되었으니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야 하기에,

대출을 받아 집을 샀기에 매달 갚아야 하기에,

신용카드를 긁어서 돌아오는 청구서를 갚아야 하기에,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기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직장에 출근해야 하기에,

교회의 직분자이기 때문에 새벽기도회에 참석해야 하고

교회에서 정한 예배의식에 빠지면 안 되기 때문에,

당신이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당신을 칭칭 동여매는

가장 질긴 거미줄이

바로 돈이다.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서 아파트 대출금, 자동차 대출금, 카드 결제 대금,

각종 공과금, 자녀 사교육비 등을 벌어야 한다.

 

그러면 매달 필요한 수입이 나오며,

그 이상을 벌어야 노후대책도 세울 수 있다.

그러면 부부가 맞벌이로 풀타임을 일해야 한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고,

그 수입에 맞추어 돈을 쓰면 된다.

 

필자는 사역을 병행하면서

백오십만의 수입이 필요했기에 그 만큼의 돈을 벌었다.

한 사람들이 풀타임으로 하면 되고,

부부가 파트타임으로 나누어서 벌면 되는 돈이다.

 

만약 사역을 하지 않았다면

백만 원만 조금 넘게 벌어도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아니, 도시에서 어떻게 한 달에 백만 원만 가지고 살 수 있어요?

물론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렇게 살려면 빈곤층의 삶을 감수해야 한다.

 

외식은 꿈도 못 꾸고, 자가용도 없이 살아야 하고,

열 평짜리 임대아파트를 전전해야 할 것이다.

자녀도 대학 학자금은 자녀 스스로 마련하든지

장학금을 받아 다녀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게 불편하고 싫다면 돈

을 버는 일에 자유를 저당 잡히고 인생을 바쳐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심플하게 사는 것이다.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고, 무슨 모임에 가입하고,

각종 동호회에 가입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등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생활방식을 두고

‘삶의 가지치기’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단체에 가입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그 단체나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한다.

 

정치단체에 가입하면 정치활동을 해야 하고,

학부모 모임에 가입하면 그들의 요구에 따라주어야 한다.

학연, 지연의 친구들을 만나도 매달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당신이 자유롭기를 바라면 그런 모임을 가입하지 말고

친구나 친척 등을 만나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이기를 바란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TV나 영화도 보지 않고,

컴퓨터나 뉴스로부터 떠나게 되면

자연스레 사회적인 욕구도 줄어들게 된다.

 

세 번째로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종교적인 의무감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꺼이 즐겁고 기쁘게 참석하고 시행하는

예배의식이나 교회봉사, 종교행위나 십일조라면

하나님의 일을 맡아하는 충성된 종으로서 자유를 즐기는 것이지만,

교인의 의무감이나 억지로 마지못해 하는 것이라면

자유를 억압하는 인생의 짐일 뿐이다.

 

필자의 교회는 주일예배가 유일한 공식적인 예배이며,

수요예배도 참석하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생략하기 일쑤이다.

 

그렇지만 기도와 말씀의 습관을 들여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에

기쁘고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크리스천들은 인생의 짐 위에

신앙의 짐을 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들의 인생을 칭칭 동여매고 얽매는 거미줄은

돈과 시간과 의무감이다.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고,

인생의 모든 짐을 하나님께 맡기고

염려와 걱정을 내려놓기 바란다.

 

그리고 각종 모임에 참석하여

사람을 만나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을 절제하기 바란다.

 

그런 일에 기쁨을 느낀다면

자유함은 꿈도 꾸지 말라.

 

최소한의 돈을 벌고 최소한의 사람만 만나고

각종 의무를 줄이면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기도와 말씀이다.

 

희생적인 신앙행위나 예배의식을 반복하는 것으로

천국의 자격을 얻을 수 없다.

 

본질적인 신앙을 추구해야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인위적인 노력으로

자유와 평안을 누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거대한 사회제도와 변화무쌍한 자연환경과

금융환경 안에서의 인간은 연약하고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보살핌과 도우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와 말씀으로

성령과 동행하는 영적 습관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도와주시고 인도해주시지 않는다면

자유와 평안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우리의 삶과 영혼이 하나님 안에 있을 때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평안과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

 

돈과 쾌락에서 눈을 떼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만족하시라.

 

그러면 놀라운 평안과 자유함과 기쁨이,

이 땅에 사는 내내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천 영성학교, 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