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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사님은 차갑고 사랑이 없으시네

007 RAMBO 2020. 10. 8. 08:44

목회 초기, 성도가 몇 안될 때,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한 가정이 나간 적이 있다.

서로 형님 누님 하며 교회를 자기들 중심으로 마음대로 경영하고 싶어 했다.

 

나를 협박하고, 조롱하듯 “말만 잘 들으면 밥은 먹고살게 해 주겠다”라며

목회자를 길들여 자기들의 소유물처럼 부리려고 한 영적 깡패들이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성도들은,

그 가정을 붙잡고 교회로 데려오라고

나를 재촉하고 압박했다.

 

그들이 나에게 가했던 모욕과 조롱을

성도들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나는

등 떠밀리듯 그들을 회유하러 한번 찾아가다가

하나님의 불같은 진노를 느꼈다.

그 길로 돌아와서 성도들에게 선포했다.

“앞으로 주의 종에게 이런 짓 시키지 마세요.

나는 다시는 주의 종의 권위를 포기하고

사람 앞에 무릎 꿇고 매달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목회자의 모습이 싫거든 당신들도 다 나가도 좋습니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대로 주의 종은 눈앞의 죽을 것 같은 위기와 형편에도,

영적 권위를 포기한 채 구질구질 사람에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굶어 죽을지언정, 절대 사람에게 매달려

교회를 경영하며 먹고살기 위해 목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만 가감 없이 담대히 선포하면 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신다.

 

회복시킬 자는 회복시키고 떠날 자는 떠나게 하신다.

내 권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떠난다는 사람을 붙잡거나 그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충분히 기도해보았는지, 후회하지 않겠는지 물어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보낸다.

성도들은 그것을 보고 ‘우리 목사님은 너무 차갑다, 사랑이 없다, 냉정하다’고 말한다.

아니다. 누구보다도 아프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고통스러워서

밤새 우는 사람이 담임목사이다.

담임목사는 그 한 영혼 때문에 수많은 나날을 가슴 조이고,

회복을 위해 애절하게 눈물로 기도한다.


성도들은 결과적으로 한 가정, 한 사람이 교회에서 나가면 그때서야 문제를 인식하지만,

목회자는 수개월 전부터 그의 심령이 강퍅해지고 은혜가 메말라가는 것을 보고 있다.


그 영혼의 영적 교만과 하나님의 뜻과 충돌하며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튕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파하며 어떻게든 그를 회복시키려 기도하며 권면한다.


그러나 도무지 돌아서지 않고, 내 노력으로는 안 되는 선을 넘는 순간이 온다.

그때, 인간적 아쉬움이나 궁핍함에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목회자는 상품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보

이지 않는 소중한 영적 가치를 전하는 자이다.

 

물론 이 말은 성도가 나가든지 말든지

목회자가 아집과 독선으로 무책임하게 마음대로 목회하라는 것이 아니다.

 

비신앙적인 삶으로 불순종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타협하고 훼손하면서까지

사람을 붙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만 두려워하면 사람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두려워하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시라

그가 근본이시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이시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 (골로새서 1:18)

 

 

 

출처 - 갓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