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모음/신앙글.

세상은 공짜가 있지만 하나님의 나라에는 없다

007 RAMBO 2014. 6. 15. 01:37

세상이 너무 편해졌다. 서울에서 필자가 사는 대전까지 KTX로 한 시간이면 온다.

서울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하철을 타도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 허다한데 말이다.

만약 조선시대라면 걸어서 일주일은 족히 걸었어야 할 거리인데, 이렇게 세상이 너무 편해졌다.

 

이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스마트 폰으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으며,

인공위성의 혜택을 받아 지구촌 어디에나 일어나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편한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오래 참는 능력을 상실해 버렸고,

어려움에 부딪치면 고민할 생각도 없이 쉽게 포기해 버린다.

온갖 가치 있는 일들은 오랜 시간과 입에서 단내가 나는 노력을 요구하는 데 말이다.

 

그래서 편한 세상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정작 중요하고 해야 할 일들을 참고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일은 믿음의 세계에도 예외가 없다.

너무 편하게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한다.

어렵고 불편한 것은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락하고 럭셔리한 대형교회를 찾아다닌다.

그곳에 가면 겨울이면 따뜻한 온풍기에다 여름이면 시원한 에어콘이 쾌적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며,

대형화면에 성경말씀과 찬송가 가사, 설교에 걸 맞는 동영상이 올라와 성경책과 찬송가를 지참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교회카페는 세상의 커피전문점보다 더 훌륭하다.

이러니 퀴퀴하고 곰팡이 냄새가 불쾌하게 만드는 지하실 교회에 갈 일이 없다.

 

어디 그뿐인가? TV나 라디오, 컴퓨터나 늘 갖고 다니는 스마트 폰으로

하루 종일 세계 최고의 설교자들의 설교동영상을 들을 수 있다.

인터넷 카페에 돌아다니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글이나 고급정보들이 넘쳐난다.

성경공부를 하려면 소중한 시간을 내어 굳이 교회 세미나를 찾아다니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궁금한 것들도 다른 이들에게 귀찮게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최신정보를 금세 알 수 있다.

여하튼 작금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과거의 조상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일들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고도의 과학문명이 발달한 만큼

당신의 신앙도 급속도로 업그레이드되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명한 설교자의 설교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스마트 폰 앱으로 인터넷사이트의 모든 글들을 귀로 들을 수 있으며,

굳이 성경을 읽지 않더라도 감칠맛 나는 목소리를 가진 성우가 푸근하게 읽어주는 성경을

항상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의 신앙은 점점 떨어지고 믿음은 희미해지고 있다.

그 반면 6,70년대의 열악했던 시절의 교회에는 신앙의 뜨거운 열정이 넘쳐났으며

성령의 능력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우리네 크리스천들이 신앙의 열매를 너무 쉽게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짜리 예배의식에 참석하여 지폐 몇 장을 던지기만 하면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지난한 문제의 응답을 받으려면 조금만 수고를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짐을 싸들고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기도를 며칠 하거나 아니면 새벽기도를 작정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래서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자신이 얻고 싶어 하는 기도목록을 목청껏 외치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한 번 더 부르짖는다.

 

또한 믿음을 키우고 싶다면 인터넷이나 유성방송을 이용해서

설교동영상을 보거나 눈이 피곤하다면 라디오 설교를 들으면 된다.

이런 설교를 하루에 두세 편씩 듣고 있으면 신앙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여긴다.

아참, 성경도 읽어야지, 읽는 게 귀찮으니까 스마트폰 앱으로 성우가 읽어주는 성경을

30분정도 들으면 몇 장 정도는 거뜬히 읽는다.

이렇게 쉽게 설교를 듣고,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어서,

당신은 신앙이 눈에 띄게 성장하였으며 인생의 고단한 문제가 해결되었습니까?

 

세상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쉽고 편리하게 문명의 이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의 세계는 아니다.

하나님은 신앙행위로 믿음을 측정하는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마음을 불꽃같은 눈으로 보신다. 그래서 인내를 요구하시며 마음을 다스리기를 원하신다.

당신의 신앙행위에 눈물과 땀과 마음을 싣지 않았다면

문제해결이나 능력 있는 기도는 꿈도 꾸지 말기를 바란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말하자면 하나님 나라에는 공짜가 없다.

당신의 희생을 투자해야 열매가 맺히고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사람들은 눈물이나 땀을 흘릴 생각이 없다.

물론 그것은 당신의 선택사항이니까 필자가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삶에 힘이 없고 신앙에 능력이 없더라도 불평불만을 말라는 것이다.

컴컴한 동구 밖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찾기 쉽다는 이유로 가로등 밑에서 두리번거리고 있다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런데 바로 당신이 그렇다.

 

천국이 좁은 문인 이유는 믿음을 얻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항상 기도하라고 하셨고 사도바울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였지만,

당신은 하루에 30분도 기도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만나려면 그분을 간절히 찾으며, 전심으로 찾으라고 하셨다.

그러나 당신은 하루에 20분도 못 채우는 기도시간에 당신이 원하는 기도목록을 쏜살처럼 나열하거나,

습관화된 방언(?)을 무한 반복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성경을 읽는 게 귀찮아서 스마트 폰으로 읽는 것으로 귀를 열고 듣는 척 하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성경의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인가?

어디 그뿐인가? 아예 돈 몇 푼으로 천국을 살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가 되려면 모든 소유를 버리고 자기 목숨조차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이런 희생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데 어떻게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겠는가?

 

아니, 우리 목사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데요?”

물론 나도 신앙생활을 쉽게 하고 싶다.

하루에 너댓시간을 주구장창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게 고단한 노동임에 틀림없다.

오랜 세월을 하여 몸에 적응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마냥 편해졌다는 것은 아니다. 조금 쉬워졌을 뿐이다.

하루 종일 설교방송을 듣거나 설교동영상을 듣는 게 예배가 아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의 삶을 사는 게 그분의 뜻이다. 제발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냐고요?

그렇게 해야 성령과 동행하는 삶을 유지할 뿐 아니라 천국에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되니까 말이다.

다른 쉬운 방법이 있다면 필자에게 좀 알려 달라.

나도 신앙생활을 좀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니 말이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11:29,30)

 

멍에란 소나 말이 노동을 할 때 목에 얹어 수레나 쟁기를 끌게 하는 형태의 막대이다.

멍에를 멘다는 것은 고된 노동을 상징한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멍에를 메고 짐을 끌어야 한다고 하셨다.

물론 이 멍에는 당신 스스로 인생을 살아갈 때 걸머져야 할 삶의 멍에보다는 가볍지만,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마냥 편하고 쉽다는 뜻이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면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예수님께서 당신이 져야 할 고단한 인생의 짐을 대신 져주신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능력 있는 종이 되어 폼 나는 인생을 살다 천국에 들어가고 싶다면

남들이 가지 않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매일처럼 무한 반복하는 기도의 분량을 채워야 하고 성경을 읽는 노동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육체가 요구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한 눈 팔지 말고 묵묵히 가야 한다.

매서운 눈보라가 치고 비바람이 거세도,

매일처럼 주어진 하루분량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춥고 외로운 길이다.

 

 

 

출처 : 크리스천 영성학교 / 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