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저는 컴퓨터라고 합니다.
286 컴퓨터라고 하죠.
제 모습 괜춘하죠?
나름대로 깨끗하고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리를 잘 한 덕분이죠.
제게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요,
제 주인님이 저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저를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해 달라고 했는데
전화선에 연결해주셨고요,
컬러 모니터를 사달라고 했는데
흑백 모니터를 사주셨고요,
Windows7을 깔아달라고 했는데
묵묵무답이십니다.
제가 목이 터져라 부르짖고
금식하면서 기도했는데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제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요?
그분은 제 옆에 있는 컴퓨터만 사용하십니다.
케이스도 우중충한 검은색인데다가
여기저기 때가 묻어있고 흠집도 많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럽고 흠집도 많은데
왜 그 컴퓨터만 사용하시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컴퓨터는 286 컴퓨터가 아닌
팬티엄 컴퓨터라고 하더군요.
컴퓨터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아, 그러고보니까
제 안에 야설이 좀 기록되어있군요.
이것 때문에 그분이 저를 사용 안 하셨던 것 같네요.
저의 음란죄를 회개하고
모든 야설을 Delete 했으니까
주인님이 저를 사용하시리라 미씀다.
할렐루야~~~
*과연 그럴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