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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007 RAMBO 2019. 9. 30. 16:20

 2013.5.21


  

나의 포지션은 골키퍼다.
내가 할 일은 골문 앞에 서서
골문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나에게는 손으로 공을 만질 수 있는 권세가 주어졌고
아울러 필사적으로 공을 막아야하는 책임도 주어졌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내가 공을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한다.


경기 중에 골문 앞에 있기만 한다고 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훈련을 덜 받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골키퍼만이 받는 훈련이 다를뿐
다른 동료들과 동일한 강도의 훈련을 받는다.

 

  

 

경기는 시작되었고
양 팀 간에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었다.


내가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으니까
일부 관중들이 나보고 가만히 있지만 말고
공격에 가담하라고 했고
일부 동료들도 자꾸 공격에 가담하라고 했다.


하도 성화를 하길래
감독에게 어떻게 할까를 묻는 싸인을 보냈더니
감독은 자리를 지키라고 했다.

  

내 자리를 벗어나서
나도 공격에 가담하고 싶었지만
감독의 명령에 순종해야 하기에
나는 내 자리를 지켰다.

  

 

 

내가 아무 일도 안 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상대편 선수가 찬 공을 여러 번 막아냈다.

골인 될 뻔한 공을 온 몸을 날려서 막아내기도 했고

상대편 선수가 날린 대포알 같은 슈팅을 막을 때는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아픔을 겪기도 했다.

 

골키퍼의 실책은

상대편의 득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목숨 걸고 공을 막아야 한다.

  

나는 내 자리를 지키면서

내가 할 일을 했다.

 

  

 

경기는 끝났고
결과는 우리팀의 승리였다.


우리 팀이 득점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상대편 골키퍼가 자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감독의 명령을 어기고 자의로 공격에 가담했다가
그만 역습을 당해서 골을 내주게 되었고
경기 종료 후에 감독으로부터 엄한 책망을 받았다.

 

  

 

남이 뭐라든
감독의 말을 듣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고

  

감독과 다른 선수들과 함께
영원한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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