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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컴퓨터의 하소연

007 RAMBO 2018. 10. 2. 06:21

 

 

 

샬롬.

저는 컴퓨터라고 합니다.

286 컴퓨터라고 하죠.

 

제 모습 괜춘하죠?

나름대로 깨끗하고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리를 잘 한 덕분이죠.

 

 

 

제게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요,

제 주인님이 저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저를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해 달라고 했는데

전화선에 연결해주셨고요,

컬러 모니터를 사달라고 했는데

흑백 모니터를 사주셨고요,

Windows7을 깔아달라고 했는데

묵묵무답이십니다.

 

제가 목이 터져라 부르짖고

금식하면서 기도했는데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제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요?

 

 

 

그분은 제 옆에 있는 컴퓨터만 사용하십니다.

케이스도 우중충한 검은색인데다가

여기저기 때가 묻어있고 흠집도 많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럽고 흠집도 많은데

왜 그 컴퓨터만 사용하시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컴퓨터는 286 컴퓨터가 아닌

팬티엄 컴퓨터라고 하더군요.

컴퓨터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아, 그러고보니까

제 안에 야설이 좀 기록되어있군요.

이것 때문에 그분이 저를 사용 안 하셨던 것 같네요.

 

저의 음란죄를 회개하고

모든 야설을 Delete 했으니까

주인님이 저를 사용하시리라 미씀다.

 

할렐루야~~~

 

 

*과연 그럴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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