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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혀의 위력

007 RAMBO 2013. 8. 15. 21:11

(잠 25:15)
부드러운 혀는 뼈를 꺾느니라



*어느 일본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날도 나는 퇴근 후에
지친 몸을 전철에 싣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건장한 체격의 젊은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행패를 부렸다.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



어느 남자가 그를 말리려고 했지만
술취한 젊은이는 그 남자를 주먹으로 쓰러뜨렸다.

사람들은 그를 피하기 시작했고
아무도 그를 말리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나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갈고 닦은 무술 실력을 발휘해서
그를 쓰러뜨리려고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 순간,
건너편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한 노인이
술취한 젊은이를 불렀다.


"여보게 젊은이.
이리 와서 앉게나."


그는 노인을 힐끗 쳐다보더니
들은 척도 안하고 계속 주정을 부렸다.

하지만 노인이 계속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어린 아이처럼 순순히 노인에게 다가와서
노인의 옆자리에 앉았다.



"여보게 젊은이.
보아하니 뭔가 마음 상한 일이 있는 것 같구먼.

나한테 털어놓지 않겠나?
내가 자네의 친구가 되어주지."


노인은 그의 손을 꼬옥 잡고 이렇게 말했다.
노인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따뜻한 말을 들은 그는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고
어느새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울먹이는 소리로 노인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얼마 전에 아내와 이혼하고
하는 일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홧김에 술을 먹고 주정을 부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노인은 마치 친손주에게 하듯이
그를 다독거려 주었다.



내릴 때가 되어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어르신.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술취해서 주정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전철에서 내리는 그의 뒷모습과
인자하기 그지없는 노인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마음을 수양하기 위해서 무술을 배웠건만
나는 아직도 멀었나보다.



내가 늙어서 노인이 된다면
저 노인처럼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