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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노인빈곤 문제

007 RAMBO 2015. 5. 11. 13:29

한국사회 노인빈곤 문제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

 

2013년 5월 21일

 

 

1. 지난주 OECD는 사회적 빈곤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의 주 내용은 2008~2010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OECD 회원국 내 소득 격차가

그 이전 12년 보다 더 심화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보고서와 관련하여 국내 언론들이 보도한 기사들은

주로 한국 노인의 빈곤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다.

실제 OECD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아래 그래프가 보여주듯,

확실히 한국은 노인 문제가 눈에 띄게 심각했다.

 

<그래프 1. 한국 노인 가처분소득률>

 

 

<그래프 1.>은 연령별 가처분소득률을 나타내는 그래프로,

가령 한국 국민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을 100만원이라 했을 때

한국 노인의 가처분소득은 62만원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가처분소득이란 세금, 이자비용 등을 빼고

소비와 저축 등 자기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실질 소득을 말한다.

 

이 가처분 소득률에서 한국 노인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였으며,

같은 66~75세 나이의 미국 노인은 102, 일본은 89, 스웨덴은 95,

그리고 OECD 평균(파란색 선) 90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그래프 2. 한국 노인 상대빈곤률>

 

 

<그래프 2.>는 한국의 연령별 상대 빈곤률을 나타내는데,

그래프와 같이 노년층으로 갈수록 빈곤률 곡선이 급격한 상승각을 세우며,

이 부분에서도 역시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률 1위라는 수치(數値)아닌 수치(羞恥)를 드러내었다.

 

상대빈곤이란, 어떤나라 중위권 소득의 절반 미만의 소득

, 한국 중위권 소득이 200만원이라면 100만원도 못 버는 사람들을 상대빈곤계층이라고 한다.

 

그 비율이 45.1%라는 것은

쉽게 말해 최저생계비도 못 버는 노인들이

전체 한국 노인의 절반 정도 된다는 뜻이다.

 

최근 10년 사이 갑자기 늘어난

넝마주이(헌 종이, 빈 병 따위를 주워 모으는 사람) 노인들을 볼 때

45.1%라는 수치는 과연 정확하다는 쓴 웃음이 나온다.

 

참고로 미국의 노인 빈곤률은 24.3%, 일본은 22.8%,

우리와 경제력이 비슷한 터키는 11.3%, 그 외 스페인 11.6%, 아이슬란드 6% 등이다.

 

 

2. 물론 빈곤은 노인 계층 이전에 우리 사회 전반, 그리고 전 세계에 걸친 문제이다.

 

우리 나라 전체적인 빈곤층은 12~20%

연구기관마다 발표 수치가 가지 각색이지만,

대략 1천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한국의 비정규직은 대략 850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에 장애인 300, 청년실업자 390만등을 따져볼 때,

서로 겹쳐지는 부분을 뺀다 하더라도

대략 1천만명이라는 수치를 어렵지 않게 추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통계청의 공식 자료인,

시장 소득 기준 빈곤율 19.5%와 비교해 봐도 대략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빈곤층이 5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 대비 16~17% 정도로 우리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이다.

 

일본 역시 격차 사회라는 신종어가 생겨나며

사회 양극화에 대한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유로존 붕괴를 눈 앞에 둔 유럽의 상당 수 국가들은

30~60%에 달하는 청년 실업 문제로 그 대부분이 정권 교체되었다.

 

따라서 이것은 부의 분배 체계가 망가진 데에 따른

전세계적인 양극화 현상이며 경제 대공황의 전조이다.

 

  

3.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문제는,

이 가난이라는 것이 우리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에 집중되며

그 고난의 모양이 한층 더 우울하고 비극적인 모습으로

우리 시대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1. 가처분소득률 및 상대빈곤률, OECD회원국들과 한국 비교>

 

 

위 그림을 보면 다른 나라들은

자국 내 전체 연령별 비교 소득이던, OECD 평균과의 비교 소득이던,

노인과 다른세대간의 격차가 별로 크지 않은데 반해,

유독 한국만이 노인 세대로 갈수록 소득 수준이 급격히 악화되는

기이한 그래프 변형 각을 보인다.

 

이 비정상인 사회 현상은 한국 노인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수치가 그대로 대변한다.

물론 한국의 전체적인 자살률 역시 최근 10여년간 세계 1~2위를 다퉈왔으나,

노인 자살률은 그 수치가 훨씬 월등(?)하다.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81.8명으로,

미국의 14.1, 일본의 17.9명과 비교해 볼 때

결코 정상적인 사회 모습이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원래는 『』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던 민족이었음을 생각해 본다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노인빈곤이라는 특이한 현상에 대한 몇몇 가설들이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한국의 열렬한 교육열과 결혼 과소비에 기인했다는 설이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과 결혼 준비에 모든 걸 올인했기 때문에

노후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본인은 여기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한국과 같이 효 정신이 충만한 국민이라면,

자신에게 모든 것을 올인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 실업이 대량으로 양산되는 이 시대에

부모들의 자녀 양육 비용은 한층 더 늘어나고 있고,

반면에 핵가족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노인빈곤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젊은 층의 의식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의 한국 사회동향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98 89.9%에서 2010 36%로 급격히 떨어졌다.

 

 

4.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제도적인 접근과 의식적인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시대 노년층은 그나마 자산을 보유한 마지막 노인 세대다.

현재 청년층은 직업도 자산도 가정도 없다.

따라서 20~30년 후엔 노인빈곤 문제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특히 한국도 2030년 즈음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치권도 그 심각성을 자각해야 한다.

현 정치권은 인기만 의식하여 청년 문제에만 집중해왔고,

사회적 의사표현력이 비교적 약한 노인계층의 문제는 외면한 측면이 많았다.

이러한 정치 세태에 분노한 장년/노년층이 작년 대선에 단결하여 표를 던진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노인 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하에 적재적소 재정투입 정책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최근 국가 부채 문제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국에,

기초노인연금을 모든 노인들에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노인들만 혜택을 받도록 해야하며,

극빈층 노인에게는 20만원 만이 아니라 기초 생활이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좀 더 보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한다.

 

중요한 것은 천편일률적 적용이 아니라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능하면

처한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해야한다는 원칙이.

한정된 재원을 생각할 때이 원칙은

다른 복지 정책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노력들과 함께

가족 회복 운동이 동반되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것은 물론 위에 잠간 언급했다시피 도덕적 당위성이 분명하지만,

재정학적 측면에서도 가족 회복은 굉장히 유용한 부분이 있다.

무슨 뜻이냐면, 공공 재정에 의해 혈육이 아닌 타인이 타인을 돌볼 때와

가족이 자신의 가족을 돌 볼 때의 재정 효율성은 큰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가령 공공 재정은 세밀한 부분을 살피지 못하고 정해진 규정에 의해

단순하게 10만원, 20만원, 50만원 등을 지출하는 데 반해,

가족이 가족을 돌볼 때는 천원단위와 백원단위까지 세분화 하여

진짜 필요한 곳에 알뜰하게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사실 핵 가족화는 국가가 더 많은 세금을 확보하기 위해

(왜냐하면 각 세대마다 세금을 매길 수 있으므로)

과거에 일부러 유도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가족 회복을 장려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시대 우리나라 노인들은

과거 6.25전쟁과 보릿고개 시절을 견뎌왔고,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역군들이었다.

그들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거칠고 다이나믹한 시대를 걸어온 역사의 산 증인들이며,

그들이 이룬 토대 위에 대한민국은 현재의 풍요로 자랄 수 있었다.

 

유럽과 미국에선 2차세계대전 참전 군인들이

아직도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듯,

그들도 역시 우리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로서

최소한의 기초 생활권은 보장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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