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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맡긴다는 것

007 RAMBO 2020. 6. 29. 10:24

믿음의 여정에서 우리는 종종

막다른 골목에 닥칠 때가 있습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고

예상되는 결과가 우호적이지 않을 때

하나님께 맡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하나님께 맡깁니다’고 거듭 다짐하지만

마음에는 불안이 가득합니다.

그 결과가 원하는 것과 다르게 될까 걱정입니다.

 

결과를 통제하려는 생각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어떤 특정한 결과,

일반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결과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두려움과 염려, 근심 걱정이 우리를 사로잡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맡긴다는 것은

그 결과를 하나님께 맡겼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되든

하나님께서 정하시는 대로 따르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대개는 따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나는 니느웨가 망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사흘 길 되는 니느웨에서 단 하루, 하는 둥 마는 둥 말씀을 전하면서

‘회개하라’는 말씀은 빼고,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는 말씀만 전했습니다.

 

그는 니느웨가 회개하면

긍휼이 많은 하나님은 그들을 용서해주실 것을 알고 있었기에,

회개하라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선포하는 ‘니느웨가 무너질 것’이라는

말씀이 성취되는 것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선지자로서 자신의 위신이

크게 높아지리라 생각했을 법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왜곡된 말씀을 듣고서도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했고 하나님은 그들을 용서하셨습니다.

 

요나는 하나님께 화를 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성내어 죽기까지 할지라도

성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독한 집착입니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그 결과에 대한 통제를 포기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면서 애타하는 것은

맡긴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소원대로 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자기 힘으로 되지 않으니

하나님께서 자기의 소원대로 해달라는 표현일 뿐입니다.

 

진정으로 맡긴 것이라면

그 결과에 대해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되었든 아니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것으로 기뻐해야 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육신의 죽음이라 하더라도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의 죽음을 귀하게 여기시고(시 116:15)

그 죽음을 통해서도 많은 일을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맡긴 사람들은

결과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소망을 갖습니다.

 

비록 어떤 일이

자기의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일하실 지 궁금해하면서

소망을 갖고 나아갑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들에 대한 기대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맡긴 사람들의 인생은

흥미진진한 기대감으로 충만합니다.

 

성경에서 ‘맡긴다’에 가장 가까운 표현은 ‘의지하다’일 것 같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에게 의지하고 그의 이름으로 맹세하라(신 10:20).”

 

여기에서 ‘의지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다바크(dabak), 즉 ‘착 달라 붙다’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관계를 표현하는 중요한 단어로

성경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단어를 더 간편하게 표현하는 것이 ‘~안에서(in)’라는 전치사입니다.

‘하나님 안에서’라는 표현이 이와 동일한 내용을 나타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은

그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 달라붙어 있다는 것이

반드시 환난과 고통이 없는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 달라붙어 있으면

그가 당하신 고난과 슬픔과 좌절과 능욕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겪은 기쁨과 감사와 능력과 열매도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은

거친 광야를 달리고 산들을 정복하시는 분입니다(아 2:8).

 

그분은 ‘그분의 사랑, 그분의 어여쁜 자’에게

‘일어나 함께 가자’고 말씀하시는 분입니다(아 2:10).

 

거친 들, 메마른 광야, 푸른 초장, 쉴 만한 물가 –

이 모든 곳이 우리가 주님과 함께 가야 할 곳입니다.

 

특정한 사안에 대해

제한적으로만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생 전체를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사실 가장 안전하고 복된 삶입니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여

하나님께서 귀찮아 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

그의 사랑과 지혜와 능력의 온전하심을 믿는다면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생명을 이 땅에 보내실 때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건강, 재능, 은사, 기회, 만남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동안

예비하셨던 복과 기회들은 소진되고 삶은 공허해집니다.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지혜 중의 지혜입니다.

 

 

 

자유의 집 주말 칼럼 (정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