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글모음/간증과 일상

14일~17일 상황 보고

007 RAMBO 2019. 7. 17. 21:50

14일이 비자 만기일인데 출국을 못 해서

현재 불체자 상태입니다.


제가 체크카드를 분실했고

카드 번호를 몰라서 항공권 예약을 못 했습니다.


불체자가 되기 전에 

친한 분에게 항공권 예약을 메일로 부탁했는데

뭔가 꼬여서 로그인이 안 되어서

메일 확인을 못 하셨고


매달 10만원씩 후원해주신 분에게 부탁했더니

돈으로 보내주셨고

 

제게 가장 많이 후원해주신 분에게

항공권 예약을 부탁했는데

후원을 못 해서 미안하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항공권 예약을 막으셨음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은

인간이 헤아릴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때가 많습니다.



불법체류를 하면 하루에 벌금이 5백 위안이고,

최대 5천 위안까지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항공권이 마련되어도

벌금 납부를 못 하면 출국을 못 합니다.




14일 숙소에서 퇴실한 후에 공항에 가서 앉아있는데

맞은편에 앉아있던 한국인 부부가 포크로 컵라면을 먹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제가 갖고 있던 나무젓가락을 드렸더니 무척 고마워하시면서

제게 직접 만든 단호박샐러드, 양배추 사라다, 계란, 복숭아 깎은 것 (빈 통에 들어있던 것), 

오예스 비슷한 과자, 우유, 생수를 주셨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라서 그런지

음식이 참 맛있었습니다.

 

인상이 선하시고 마음이 순수하신 분들 같았고

말이 잘 통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유럽으로 여행을 가신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고

도와줄 사람을 붙여주실 것임을

이분들을 통해 알게 해주셨습니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과거에 한국인 선교사들과 많이 교류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단지 젓가락을 빌려드렸을 따름인데,

이렇게 푸짐한 양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파는 빵,과자 일부를 준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정성껏 맏든 음식을 준 겁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누군가 만든 음식을 먹기 힘들었는데,

외국에서 이런 음식을 먹으니까

위장도 든든해졌고 마음도 든든해졌습니다.





공항을 떠나 이전에 노숙했던 상해역에서 노숙을 하려고 했는데

이전에는 제게 말을 걸지도 않았던

숙소 호객꾼이 제게 와서 말을 걸길래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것 같아서 이곳에서 잠을 잤습니다.

시설은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마음은 참 평안했습니다.

80위안, 13000원이 넘습니다.

상해 집값이 세계적인 수준이고 중심가라 비쌉니다.

물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체크카드를 분실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나은행 카드를 사용하는데,

상해 하나은행에 가니까

카드 없으면 돈을 못 찾는다고 합니다.

현 상태로는 제 계좌에 돈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현금으로 인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홈피에 적혀있는

상해 분점 주소를 보고 찾아갔더니

문이 닫혀있고 하나은행이 없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양손에 짐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찾아갔는데,

기운이 쭉 빠지더군요.


다른 지점을 알아보고 찾아갔는데,

현금으로 인출을 못 한다는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하지만 호텔 예약은 할 수 있기에

호텔예약을 해서 15일 그곳에 투숙했습니다.

호텔도 입실하기 전에 선결제를 해야 입실을 할 수 있고

제가 돈이 없기에 조식이 포함된 것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제가 땡전 한 푼이 없어서

하나은행 지점이 있는 전철역에서

호텔이 있는 전철역에 가기 위해

누군가에게 표를 사달라고 했더니

제게 한국인이냐고 한국어로 물어보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표를 구입해줬습니다.


중국에서 누군가에게 표를 사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사람이 한국인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퇴실한 후에

어떻게 할까 하다가 공항에 가기로 했습니다.

노숙을 하더라도 공항에서 하는게 낫겠다 싶어서였습니다.

일단 휴대폰에 충전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거든요.


전철역 입구에 여러 시간 동안 앉아 오고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누구에게 공항으로 가는 표를 사달라고 부탁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제 앞으로 한국인 4명이 한국말을 하면서 걸어갔습니다.

그분들이 몇 십 미터 정도 걸어간 후에 그분들에게 달려가서

차비를 부탁했더니 한 분이 12위안을 주셔서

6위안을 차비로 사용했습니다.


글을 쓰고있는 현재

제게는 나머지 6위안이 그대로 있습니다.



14,15,16일 연속으로

한국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겁니다.

14일에는 먹거리를 얻었고

15,16일에는 차비를 얻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후에

공항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지난 달에 상해역에서 노숙을 할 때는 무척 힘들었는데

그동안 이런저런 고생을 하다보니까

이번 공항 노숙은 그때보다는 견디기가 수월했습니다.


노숙을 하는 중에 조식이 포함된 호텔 객실을 예약했고

현재 그곳에서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 호텔 조식을 먹을 이후로

지금까지 아무 것도 못 먹고

물만 마시고 있습니다.


굶식을 하고있긴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빡쎄게 훈련을 받은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대략 이 정도로 보고드립니다.


이곳에서 받고있는 훈련은

한국에서 받은 훈련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받아도 힘든 훈련을

의지할 곳 없는 외국에서 받으려니까

정말 힘듭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저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면서

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하기에

몸도 마음도 정신도 힘들긴 하지만

제가 겪어야 할 과정이기에 감내하고 있고

그만큼 더 강건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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