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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뽀르(Rapport)

007 RAMBO 2019. 10. 3. 09:19

이춘재 입 열게 한 '라포르'…"사이코패스일수록 상호신뢰 중요"


"비밀 발설하고 싶은 인간 본능 파고들었을 것"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류석우 기자 | 2019-10-03 00:00 송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춘재의 자백이 갑자기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 범죄심리 분야 전문가인

프로파일러들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9번의 면담 중에

충분히 신뢰관계가 형성이 돼서

자백이 이뤄졌다고 보인다"며


"어느날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기적적으로 한번에 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라포르(Rapport)'라고 불리는

상호신뢰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연쇄살인범일수록, 사이코패스일수록

권위적인 태도에 적대적이고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런 특성을 고려해 신뢰관계를 형성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상대에 대한 신뢰를 쌓고 나면 자기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게 되고,

상대가 그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면담 초기뿐 아니라 전체 과정에서 라포르는 항상 유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news1.kr/articles/?3735052




[the L]][조우성의 로세이] "사건 해결책보다 더 중요한 의뢰인과의 교감"

절친한 대학 후배 A. 그는 정신과 전문의다.

자기 손위 처남 박모 씨에게 법률적인 문제가 생겼다며 나를 찾았다.


동업자와 이익분배 때문에 다툼이 발생했는데,

동업자가 먼저 박씨를 횡령죄로 고소했고

이에 따라 박씨가 경찰서에 소환될 처지에 놓였다는 게 골자다.


박씨는 분에 못 이긴 듯 상담 중간에 한숨을 쉬기도 하고,

고성을 지르면서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였다.


변호사로서 봤을땐 동업자의 횡령죄 고소는 충분히 법리적 반박이 가능했다.

그래서 횡령죄 법리를 설명하고 반박자료 마련 등 대응책에 대해서도 차분히 일러줬다.


얘기를 들은 박씨는 좀 더 생각해 본 다음

사건을 위임할 지를 결정하겠다며 사무실을 떠났다.


◇ "라뽀르,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감 느끼는 인간관계"


이틀 후 A가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그러면서 "죄송한 말씀인데 처남이 다른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겼다고 합니다.

애써 시간까지 내 줬는데 제 입장이 좀 난처하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난 손사래 치며 "별 말을 다하네.

어차피 사건이란 게 다 궁합이 맞아야 하는 거야.

나와 자네 처남이 궁합이 안 맞아 그런 걸 뭐"라며 웃어 넘겼지만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른 변호사라고 해도 법리적으로 내가 설명한 것 이상의 얘기를 듣긴 어려웠을 테니 말이다.


A가 "선배님, 혹시 '라뽀르(rapport)'가 뭔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며 모른다고 하자

A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엊그제 상담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면서

선배님이 라뽀르만 좀 더 갖췄으면 정말 완벽한 상담을 할 수 있고

의뢰인도 아마 사건을 의뢰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A는 라뽀르에 대해 친절히 설명했다.

라뽀르는 상호간에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감을 느끼는 인간관계를 말하는데,

상담과 정신치료에서 치료적 관계형성에 핵심이 되는 개념으로

상담자와 내담자 간에 좋은 유대감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는 "변호사 업무를 잘 모르지만 엊그제 상담은 라뽀르 관점에서 본다면,

의뢰인인 처남과 유대감을 갖기 위한 시도는 거의 하지 않고

오로지 사건에 대한 설명만 했다"고 덧붙였다.


나는 "사건을 의뢰하러 온 사람에게

사건에 대한 해결책을 말해 주는 게

가장 바람직한 거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 "화가 난 의뢰인에 공감 표시하면서 진정시켜야"


그러자 A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남은 동업자 때문에 격정적으로 분노했고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럴 땐 일단 처남을 다독이면서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3자인 내가 얘기를 들어도 화가 날 지경이다라고 공감을 표시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사람의 뇌는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영장류의 뇌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람이 화가 많이 났을 땐 본능에 충실한 '파충류의 뇌' 상태가 됩니다.


그런 사람에게 아무리 논리적인 말을 해도

상대는 받아들일 자세가 안 되어 있습니다.


진정시키고 공감하면서 파충류의 뇌를 잠재운 다음

영장류의 뇌 상태를 만들어 놓고 논리적인 설명을 해야

상대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저 같은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와 사이에

이런 라뽀르 형성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변호사님들도 활용하시면 참 좋을 듯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A의 말이 옳은 것 같았다.


변호사를 찾아오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상처받았거나 분노한'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들 앞에서

'자, 이렇게 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는 식의

해결책 위주로 접근하기에 바빴지,

정말 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거나

위로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 "사건 해결책보다 더 중요한 의뢰인의 심리상태 파악"


A의 충고는 의뢰인을 대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예전엔 의뢰인이 상담하러 오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사건 내용을 먼저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달받은 사건 내용을 검토하고 나중에 의뢰인이 찾아오면

간단히 인사 나눈 후 바로 사건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

화이트보드에 써가며 열심히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상담했다.

철저하게 '해결책' 위주의 접근이었다.


하지만 A의 충고를 들은 이후

상담하러 온 의뢰인의 사건 내용을 어느 정도 미리 파악하고 있더라도

처음 20분 간은 무조건 의뢰인에게

직접 사건 내용을 다시 한 번 더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20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건 내용 자체에 대한 파악 못지않게

의뢰인의 심리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다.


의뢰인이 상처를 받았는지 아니면 화가 나 있는지,

그리고 의뢰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변호사로서 의뢰인과 공유해야 할

중요한 정신적 상태를 가르쳐 준 A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6021108598293455&outlink=1&ref=https%3A%2F%2Fsearch.daum.net




라포르(rapport), 라포 또는 라뽀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생기는 상호신뢰관계를 말하는 심리학용어이다.


서로 마음이 통한다든지

어떤 일이라도 터놓고 말할 수 있거나,

말하는 것이 충분히 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상호 관계를 말한다.


원래 프랑스어의 '가져오다', '참조하다'에서 나온 말이다.

특히 심리치료, 교육, 치료상담 등에 많이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기자가 취재대상과 '라포르'를 형성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왜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는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이야기하고 싶어지며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속마음을 털어놓은 사람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개인적인 일을 털어놔도 될 만큼 편안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이것은 다 라포르(rapport)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강현식은 “라포르는 상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한다.


“라포르가 형성되었다면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상담자에 대한 사소한 감정과 생각까지도 표현할 수 있다.

당연히 상담자는 내담자를 온전하게 도와줄 수 있게 된다.


간혹 상담 관계에서 저항이 생겨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정희진은 “남성들은 인과관계나 의사전달 위주의 말하기 방식(report-talk)에 익숙하지만,

여성들은 원칙적이기보다는 맥락적이고 공감하는 말하기 방식(rapport-talk)에 능하다”고 말한다.


“이제까지 여성들의 말하기 방식은 열등하거나 비논리적, 사적이라고 비하되어 왔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여성적 방식’이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 민주주의에 훨씬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통 방식으로 rapport가 report보다 우월한 것은

rapport에 진정성과 더불어 성실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