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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자기에게 돌아온다

007 RAMBO 2018. 9. 9. 06:18

피아노 거장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용서에 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번은 음악가 리스트가 어느 도시에 머물게 되었다. 

그가 묵게 된 호텔로비에는 연주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연주자의 약력을 보니 '리스트의 문하생' 이라고 씌어 있었다.

리스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이름의 제자는 기억나지 않았다. 


한편 그 무명의 연주자의 귀에 리스트가 

그 도시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주자는 어쩔 수 없이 창백한 얼굴로 리스트를 찾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용서를 청하였다.

"저는 생계유지조차 어려울 만큼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연주 실력도 그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제자라고 하면 

레슨을 받으러 오는 학생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음악연주회는 당장 취소하겠습니다."

리스트는 기분이 상했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그 사람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사과의 말을 들은 리스트는 그 연주자에게 

그 자리에서 피아노를 한 번 연주해보라고 했다. 


그 사람이 피아노를 치고 나자, 

리스트는 여기 저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내 제자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가서 스승도 찬조 출연할 것이라고 말하십시오. 

하지만 내 제자라고 거짓 선전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무명의 연주자는 자신의 잘못을 

다시 한 번 진정으로 사과했고, 

리스트는 그런 그를 용서했다.

그리고 그를 정말로 제자로 인정했다. 

용서는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분노와 불평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이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남을 용서하며 살아야 한다.

이 용서로 가장 큰 것을 얻은 사람은 

무명의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바로 프란츠 리스트이다. 

그로 인해 그의 인격과 명성이 더욱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감옥에 갇혀 있다 풀려난 티베트 승려에게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무엇이 가장 두려웠는지를 달라이 라마가 물었다. 


그 때 승려는 그 일로 인해 자기가 중국인을 향한 

연민의 마음을 잃을까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다고 대답했다.

비록 자신에게 큰 아픔을 준 이들이지만 

그들을 향하여 연민의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일이라 생각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뜻하는 긍휼이라는 말은 

히브리어에서 창자 혹은 자궁을 의미하는 말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 창자가 아프듯이 같이 아파하는 모습이다.

단장(斷腸)의 아픔으로 아파하는 것이 긍휼이다. 

다른 이의 아픔을 마음에 품되 어머니의 자궁에 생명을 품듯 

가장 깊은 곳에 다른 이의 아픔을 가장 곱게 모시는 것이다. 


돌아보면 용서해야 할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고 

너그럽게 품어야 할 이들이 가까이 있다.

용서로 가는 길은 분명 어렵고도 험하다. 

그럴수록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그것이 용서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월간 <좋은생각>에 나온 글이다.

“상대방의 욕심이 당신을 화나게 할 땐 

너그러운 웃음으로 되갚아 주세요.

상대방의 거친 말투가 당신을 화나게 할 땐 

부드러운 말씨로 되갚아 주세요.

상대방의 오만불손함이 당신을 화나게 할 땐 

예의바른 공손함으로 되갚아 주세요.

당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은 미움을 하나 더 얻고 가련함이 더해지고 

당신은 미움을 하나 더 지우고 사랑이 더해집니다.



미움은 단지 순간의 실수일 뿐 

지니고 있어야 할 의미는 없습니다. 

용서함으로써 우리들은 성숙해져 갑니다. 


미움은 늘 어딘가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미움에 지배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용서가 만든 지우개가 필요합니다.

용서함으로써 지우개를 만드신 당신, 

당신 가슴 속에 채워진 것들 중 만약 미움을 지운다면 

그 만큼 당신은 무엇을 채우시렵니까?”



네덜란드의 코리텐 붐 여사의 이야기다.

2차 대전 중 쫓기는 유대인을 숨겨 주었다는 이유로 

언니와 함께 나치 수용소에 갇혀 혹독한 학대와 고문을 받았다. 

고문으로 언니는 죽고 그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전쟁이 끝난 후 그녀는 전도자가 되어 

온 세계에 다니며 용서의 복음을 전했다. 


그녀가 메시지를 전하는 곳마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어느 날 독일에서 저녁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을 때, 

자기에게 손을 내민 노신사를 바라보는 순간 

그녀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바로 언니를 고문하여 죽게 한 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꽃다운 처녀시절 옷을 벗기고 고문하고 

온갖 고통과 수모를 주었던 바로 그 간수가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었다.

그 시간이 그녀에게는 단 몇 초에 불과했지만 

일생 중 가장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기도했다. 

“예수여 도와주소서! 

나는 손을 내밀 수 있습니다. 

이런 일쯤이야 문제없습니다. 

마음을 더욱 강하게 만드소서!”

그리고 그녀는 기계처럼 손을 내밀었다.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마치 그녀의 어깨에서 강한 전기가 발생하여 

맞잡은 손을 자극하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용서합니다. 형제! 

저의 온 가슴으로···”

이전의 간수와 죄수, 

두 사람은 오랫동안 손을 놓지 못한 채 서 있었다. 


결국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의 은총으로 

그 원수까지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마음으로 용서하는 그 순간이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기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영국 성공회 목사이자 시인이었던 

조지 허버트(George Herbert, 1593~1633)의 말이 마음에 깊이 박힌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건너야 할 다리를 부수는 것이다.”



출처 : 창골산 봉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