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도네시아에 갔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해 동안 근무하셔서
방학 때 인도네시아에 두 번 갔었습니다
82년 고1, 85년 대1 때 말이죠
(지도에 '킬캡'이라고 표시되어있는데, '칠라찹'입니다)
85년에 자카르타에 갔고
82년에 갔던 곳은 칠라찹이라고 하는
인구 10만여명 밖에 안 되는 소도시였습니다.
거기서 놀랐던 것이 있었습니다
길거리 리어카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파는데
유행하는 음악, 대중적인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 한국에 라이센스로 나오지도 않은 음악도 있었습니다
1982년에 인구 10만여명 밖에 안 되는
소도시 길거리 리어카에서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음악이 담긴
카세트 테이프가 판매되고 있었다는 사실..
신디사이저 연주 음악 모음집도 있었습니다.
(제가 전자음악에 관심이 좀..ㅋ)
인도네시아의 문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죠
자카르타 재즈 페스티벌은
아시아 최고의 재즈 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던 카세트 테이프는
비닐 포장이 되어있지 않았고
전부 90분짜리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녹음하고 남은 곳에는
다른 곡들로 채워서
어떻게든 90분을 꽉 채웁니다
마지막 음악이 도중에 끊어지도록 말이죠
다른 가수의 곡을 넣기도 합니다
그리고 카세트 테이프 판매점에는
여러 대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가 있어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비닐 포장이 되어있지 않아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죽때리는 죽순이, 죽돌이들도 있었지만
가게 주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90분짜리 카세트 테이프를
꽉 채우는 것도 그렇고,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이 참 부러웠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다시 함 가고싶네요..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의 여가수
五輪眞弓(이츠와 마유미)의
카세트 테이프를 구입했는데
이 곡이 보너스 트랙으로 삽입되어 있었고
이 곡에 제일 마음에 들어서
거의 이 곡만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유튜브를 통해
'五輪眞弓 Fall in Love'로
아무리 검색을 해도 찾을 수 없었는데
몇 달 전에 비로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구입했을 당시에는
가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이 곡을 부른 고바야시 아키코가 작곡했고
당시 사랑에 빠져있던 작사가의 체험이
가사에 그대로 담겨있는 데뷔 싱글 앨범은
발매 후에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습니다
누가 가수 겸 작곡가이고
누가 작사가인지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시겠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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