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장 첫 의사소통은 울음이다.
아기는 그저 운다.
마냥 운다.
달리 다른 방법을 모르며,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선이며
가장 명확한 표현이다.
차츰 성장하여
언어를 구사할 줄 알게 되면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말한다.
'울지 말고 알아듣게 말해봐.'
'왜 우는지 말로 해봐' 라고.
그러니까 그 즈음,
부모는 아이와 함께
[내가 왜 우는지 맞춰봐 게임]을 끝내고
언어로 소통하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우는 아가를 보며
문득 드는 생각..
어른이 되어서도
눈물부터 날 때가 있다.
유난히 잘 우는 어른도 있다.
또..
무언가 말을 해야 하는데
눈물부터 왈칵 터질 때가 있다.
상담에서도
'어떤 일로 찾게 되었어요?'
라고 물었을 뿐인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엉엉 (그야말로 엉엉~) 우는 내담자들이 있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대학시절 상담을 받을 때
첫 상담에서 그랬다.
말을 하고 싶은데...
폭풍같은 눈물이 나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기처럼 한참을
꺼이꺼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눈물이 언어를 앞서는 이유는 왜일까.
어른인데!
말을 할 줄 아는 어른인데!
그건 아마도..
마음 속에 있는 게 너무나도 커서..
그것을 차마 말로 표현하기 힘들거나,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닐까.
마음 속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덩어리,
그건 오랜 시간동안 쌓인
복잡하고 복합적인 감정과 생각의 뭉치이기에
언어로 1:1 통역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게 엉엉 울고 있는 어른에게
아이를 대하듯
'울지말고 말을 해봐'
'도대체 무슨일인지 말로 해봐'
라고 물어봐야 소용이 없다.
울음을 다 쏟아내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을테다.
어쩌면 혼자서는 힘들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꺼내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음에 어마어마한 덩어리를
쏟아내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 덩어리가 얼마나 무거울지를 생각한다.
그들이 충분히 다 울고,
마음껏 울고,
믿을만한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기를.
그리고 위로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가볍게 살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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