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살인’을 떠올려 보자.
여성이 떠오르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주 드물게 여성도 ‘칼’을 든다.
여성이 떠오르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개 살인은 남성이 저질렀고, 희생자는 거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게 여성도 ‘칼’을 든다.
여성이 살인을 저지르면 사회는 충격에 빠진다.
그녀를 ‘모성애’와 ‘어머니’로 상징되는 여성성에서 이탈한 악의 화신으로 여긴다.
남성은 보통 일면식이 없는 타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다.
반면, 여성은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이들을 공격한다.
남편과 영아 등이 그들이다.
왜 그럴까?
칼을 든 여인은 태생적으로 악녀여서?
아니다.
칼을 든 여성 뒤에는 언제나 남성의 폭력, 경제적-성적 착취,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무시와 차별이 있다.
남성은 종종 홧김에 흉기를 들지만,
여성은 폭력을 참고 견디다 못해 칼을 든다.
영아 유기와 살해는 남성 폭력과 상관없지 않냐고?
저절로 임신하는 경우는 없다.
영아 살해 사건이 벌어지면 엄마는 마녀가 된다.
아이의 아버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한국은 가정폭력 세계 1위 국가다.
2010년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가구 중 1가구(53.8%)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했다.
게다가 해마다 증가 추세다.
경찰에 접수된 사례만 2011년 6848건, 2012년 8762건, 2013년 1만6785건이다.
이 중 압도적 1위는 아내학대다.
안락하고 평화로워야 할 가정이 누군가에겐 ‘폭력의 도가니’인 셈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가정폭력을 사적인 일,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긴다.
그 탓에 많은 가정폭력은 ‘죽거나 죽이거나’로 끝난다.
폭력은 대물림된다.
가정폭력을 줄이면 사회적 폭력도 줄어든다.
- 박상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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